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이 84세를 일기로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넉 달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최인훈 작가는 그간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습니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인 고인은,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월남해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습니다.
이후 분단 현실에 대한 갈등으로 중퇴했으며, 1959년 군 복무 중 쓴 단편소설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을 자유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했습니다.
최인훈 작가의 대표작은 1960년 발표한 '광장'입니다.
주인공 이명준이 남과 북을 오가며 양 사회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결국 중립국을 선택한다는 내용으로 작가가 치열하게 고민해온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전후 문학 중 최초로 남북 분단과 정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는 '광장'은 분단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전한 울림을 줍니다.
전후 한국문학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최인훈 작가의 대표작은 이 밖에도 회색인, 서유기, 총독의 소리, 화두 등이 꼽힙니다.
2003년 계간지에 발표한 단편 '바다의 편지'를 끝으로 새 작품을 내지 않은 고인은 계속해 신작 집필 활동을 해왔지만 갑작스러운 병마를 이기지 못했습니다.